미디어라이프 중부신문 임정헌 기자 | 바야흐로, 신록의 계절이다. 꽃과 나무의 계절이다. 해남의 정원들도 초여름의 아름다움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 계절 정원의 주인공은 수국. 사계절 어느때나 색다른 매력이 있을지언정, 수국의 우아한 아름다움에는 비할 바 없다. 해남의 정원에도 저마다 개성을 뽐내는 수국이 몽글몽글 피어나고 있다. 꽃과 나무, 물길과 숲길이 만들어내는 생명력 가득한 해남의 정원으로 떠나자.
발길따라 꽃과 나무 반기고, 눈길따라 산과 물이 여유롭네...문가든
해남군 계곡면에 위치한 문가든은 문홍식 대표가 황폐지의 밭과 과수원을 수년간에 걸쳐 카페와 정원으로 조성했다.
1만여㎡의 정원 곳곳에 300여종의 수목과 초화류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매번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산책로를 따라 잘 관리된 나무와 꽃들이 발길을 멈추게 하고, 곳곳에 숨겨진 쉼터에서 차 한잔 마시며 조용히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다.
특히 정원과 맞닿은 저수지가 정원의 경계를 허물어 멀리 흑석산까지 조망하는 풍광이 일품이다. 온갖 철새가 날아드는 오류제 저수지와 비가 오면 검어지고 눈이오면 하얗게 변하는 흑석산의 절경이 정원의 일부가 되는‘차경’을 통해 자연이 선사하는 다양한 풍경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저녁에 정원 가득 조명이 켜지면 문가든이라는 이름이 실감나는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아름다운 배경 덕분에 사진을 찍으면 무조건 성공이라는 입소문이 난 곳이기도 하다. 전남 18호, 해남에서는 첫 번째 민간정원으로 등록되어 해남정원 문화를 이끌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해남군 계곡면 오류골길 64)
함께 가고 싶은 곳, 비밀의 정원으로 초대합니다...비원
비밀의 정원은 2024 전라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한 매력이 가득한 정원이다.
지난 2017년부터 수년간에 걸쳐 정원주인 김미정 대표가 전국을 발품팔아 구해온 나무들을 직접 심고 가꾸는 정성으로 1만 6,529㎡의 너른 부지를 수목으로 아름답게 채웠다.
두륜산 자락 옛마을 산비탈 아래 산비탈 다랑이 논의 자연지형을 활용해 한걸음 들어갈때마다 또 다른 테마의 정원이 펼쳐지는‘비밀의 화원’을 디자인했다.
100년된 철쭉이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한울정원, 수국과 동백이 어우러져 여름 동안 방문객을 유혹하는 수국동백정원, 장미터널을 지나 해남 들녘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별빛전망대 등 다양한 주제정원으로 방문객들에게 자연 속 쉼을 제공하고 있다. 정원의 꽃송이 하나, 연못의 돌멩이 하나까지 세심히 보살피고, 가꾼 흔적이 확연할 정도로 생생하고 건강한 매력을 뽐내고 있어 방문객들 또한 행복한 정원 나들이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개인 주택의 정원에서 시작해 관광농원으로까지 규모를 확장해 지난해부터는 일반 관람객들의 방문도 받고 있다. 올해 해남에서는 두 번째로 전라남도 민간정원 28호로 이름을 올렸다. (해남군 삼산면 가재길 171)
산이, 정원이 된다 정원이 미래가 된다...산이정원
해남군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 산이면 구성리 일원에 조성된 산이정원은 전남 최초 사립식물원이다. 산이정원이라는 이름은 산이면에 조성되는 정원이라는 의미와 함께 산이 곧 정원이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압도적인 규모와 함께 해남의 풍요로운 자연을 그대로 살린 공간 구성이 산이 곧 정원이 된다는 말이 실감나는 정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원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기업도시 내에 조성되고 있는 9개 정원 중 하나로, 지난해 1차로 개장한 5만평에 이어 올해 16만평이 정식 개장하면 국내 최대 규모 정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다를 연상케 하는‘맞이정원’ 꽃길과 어린이들의 자유를 상징하는 ‘노리정원’, 산이공원의 대표 상징물인 거대한 사람 형상이 반기는 하늘마루, 어린 왕자와 함께하는 ‘동화의 정원’ 등 6개로 나눠진 주제별 정원과 500여 종의 식물로 꾸며졌다. 자연의 순리대로 성장하고 변화하는 생태계 속에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아름다운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정원이다.
정원 내에 수목원과 산책로, 미술관, 카페, 친환경 놀이시설 등을 갖추어 모든 세대가 함께 정원과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산이정원에서는 각종 투어 프로그램과 함께 계절별 행사,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규모가 큰 정원인 만큼 미리 계획을 세워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 664)
초록빛 짙어지는 나무아래 수국수국 동화나라...포레스트 수목원
해남군 현산면 봉동마을에 위치한 4est수목원은 6만여평 숲을 따라 1,4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2019년 해남 최초 민간 사립수목원으로 등록됐으며, 인문학과 수목원의 만남을 주제로 동서양의 철학적 이상향이 담긴 소정원들이 다채롭게 조성되어 있다.
식물학을 전공한 김건영씨 부부가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수목원을 운영하면서 산림청‘산림생명자원 관리기관’과 국립수목원‘국가희귀·특산식물 보전기관’으로 지정되어 국가 생물자원의 수집과 증식, 교육 등도 수행하고 있어 희귀․특산 식물의 보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희귀품종을 비롯해 8,000여 그루가 식재된 수국정원은 국내 최대 규모로,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수국이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5월부터 촉성 재배한 화분수국 전시를 시작으로, 6월 14일부터 수국 축제가 열린다.
곳곳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와 무대가 조성돼 있어 인생샷을 찍고자 하는 이들의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해남군 현산면 봉동길 232-118)